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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영화·드라마 리뷰

영화 조커 :: 혐오의 혐오의 혐오

by 쿠루비:-) 2019.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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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JOKER)|2019.10.02 개봉|123분|감독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주연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


 ​조커를 보고 왔습니다. 불쾌한 영화였습니다만 우선 좋았던 점을 꼽아보겠습니다. 연출이 좋았고, 극 전체를 혼자 이끌고 가는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은 최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와 스토리는 불쾌하기 짝이 없어 그 연출을, 그 열연을 꼭 이 영화에서 해야만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 영화를 만들었으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며, 도대체 무슨 의도로 겨우 15세 관람가로 지정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는 횟수는 많지 않으나 심리적 타격감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 영화를 이걸 겨우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정하다니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제정신인지 묻고 싶네요.

​ 그 악명높은 조커도 사회와 주변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진 악당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조커라는 캐릭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었던 건지 도대체 알 수 없지만 마지막으로 향해 갈수록 불쾌함만 더해져 간다는 느낌만 받았습니다.

 정신병 환자에 불우했던 어린 시절, 그 누구의 이해도 받지 못하는 백인 남성. 악당으로 변해도 좋을 정도로 약자로 느껴지시나요? 제가 느끼기엔 아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 중 하나로 등장한 같은 층에 거주하며, 혼자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흑인 여성이 더 열악한 위치에 서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제가 뉴스를 보며 가장 듣기 싫은 단어 3가지가 있습니다. '우발적으로', '조현병', '술에 취해'입니다. 범죄자들이 흔하게 하는 '핑계'이기도 하죠.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떠한 이유에서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범죄자는 옹호될 수 없고, 옹호되어서도 안됩니다.

 찌질하고 힘들었던 소시민에서 당당하게 추종자를 거느린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변화하는 이 영화가 범죄자 미화, 혹은 옹호가 아니면 무엇인지 저로썬 알 수 없었습니다. '영화와 예술에 도덕적 잣대를 갖다 대지 말라.'는 이야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빌런이 존재하지 않는 히어로 영화는 존재조차 할 수 없으며 히어로보다 더 큰 인기를 얻는 빌런도 참 많죠. 조커도 그중 하나일 것이구요.

 하지만 '조커'라는 캐릭터에 영향을 받은 범죄자로 인해 무고한 희생자가 생긴 지 아직 10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힘을 가진, 영향력을 가진 캐릭터로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은 너무 가벼운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조커가 아닌 아서의 캐릭터에 많은 '공감'을 표하는 아직은 '아서'인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 한 편이 어떤 영향을 줄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존의, 앞으로의 DCEU와 연결성을 갖지 않는다는 이 영화로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도 이 영화와 연관된 모든 영화는 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문화의 사회적 영향력을 계산하지 않는 영화계의 경솔한 판단력과 자신들만의 평가 잣대를 알 수 있게 해 준, 저에게 있어 2019년, 아니 2010년대 최악의 영화로 기억될, 조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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