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드라마 / 2018.10.31. 개봉 / 134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영화죠. 보헤미안랩소디를 개봉한지 한달이 훌쩍 넘어서 보고 왔어요. 락 밴드 '퀸'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밴드이지만 국내에서의 위상은 그들의 업적만큼은 높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이 영화 한 편으로 대한민국에 뒤늦게 '퀸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한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과 완벽하게 재연했다 평가받는 라이브 무대들, 그리고 수식할 필요가 없는 퀸의 노래들. 이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죠. 저 역시 굉장히 재밌게 보고 왔어요. 사실 그전까지 저에게 있어 퀸은 오로지 'Bohemian Rhapsody'라는 곡으로만 기억되는 밴드이었어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전성기를 누린 밴드라 익숙한 곡은 많아도 감성이 맞지 않다는 생각으로 따로 노래를 감상하거나 하진 않았던 밴드이었죠. 그러다 'Bohemian Rhapsody'를 우연히 듣게 된 날의 전율은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처음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은 겨울 날처럼 추워지는 계절이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게 되는 곡인데, 이번 가을에 퀸의 전기를 다룬 동명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죠. 이래저래 바빠 뒤늦게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높은 기대를 안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대만족했습니다. 특히나 너무너무 좋아하는 'Bohemian Rhapsody'가 탄생하는 순간의 연출은 정말 좋았어요. 프레디의 인생의 고민과 혼동이 곡과 어우러지면서 '난해하다'는 평을 받으며 가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나름의 해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적으로 남았어요. 그리고 세계 각 국의 투어를 돌며 프레디가 선보이는 특유의 스타일과 감각적인 편집도 인상 깊었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최고이었던 건 역시 라이브 에이드 부분이었습니다. 운 좋게도 그 전날 mbc에서 방영한 라이브 에이드의 실황중계를 보고 갔던지라 영화 안에서의 무대 재연이 더욱 놀랍고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제 중계 화면을 보면서는 그저 '멋있다.', '잘한다.'고 생각했던 무대가 영화 속에서 스토리 연장선상에 위치하며 더욱 진한 감정으로 다가왔어요. '감동'이라는 단어로 담기엔 부족할 정도로 많은 감정들이 몰려오는 라이브 에이드 부분은 저 뿐만 아니라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 모든 관객들이 최고로 꼽는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어느 것 하나 틀림 없이 재연해낸 것도 놀라웠습니다. 개인적으로 'We Are The Champions'가 이렇게 감동적인 곡인지 이제껏 몰랐어요.
보헤미안랩소디를 Screen X로 봤는데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안 본 친구가 있다면 꼭 Screen X로 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실제로 공연장에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은 저는 느끼지는 못했는데, 영화를 완벽히 느끼기에 가장 좋은 선택지라는 건 느꼈어요. 영화적인 면에서 많이 떨어진다던가 퀸의 전기가 아닌 프레디의 전기라는 이야기 등 많은 인기만큼 아쉬운 이야기들도 있는데요. 프레디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지금 가장 '퀸'다운 '퀸'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영화라는 점에서 저는 높게 평가하고 싶네요. 저 역시 한동안 '퀸 앓이'에 빠져 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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