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2019.01.09 개봉|135분|감독 엄유나|주연 유해진, 윤계상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조선어학회가 준비하고 있던 <우리말 큰 사전>출판이 좌절되었다.' 역사책에 등장하는 한 줄의 문장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는 영화, 말모이를 보고 왔어요. 말모이는 우리가 숨 쉬듯이,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우리보다 앞선 시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시대를 다룬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민족적인 감성을 진하게 자극하는 영화이었습니다. 다만 이제까지 일제 시대 영화 대부분이 무장 투쟁 단체를 소재로 삼은 것과 다르게 '국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조선어학회를 소재로 삼았던 것이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까막 눈, 김판수 역에 유해진 배우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에 윤계상 배우가 주연을 맡아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갑니다. 영화는 까막 눈인 판수가 조선어학회의 잔심부름꾼으로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까막 눈 판수가 한글을 배우며 읽는 즐거움과 아는 즐거움을 배워가는 동안 정환은 판수를 통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다시 되찾게 되죠.
영화 내내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사전을 만들기 위한 자료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미 역사를 통해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를 알기에 그런 모습들이 더욱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다가왔네요.
영화 중간, 가장 큰 웃음을 주는 장면 중 하나인 판수의 '빵 동지들'. 가볍게 웃으면서 보긴 했지만 지금은 그 차이가 많이 사라진 각 지방의 사투리를 한자리에서 들으며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언어의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2019년은 일제의 구둣발에 무참히 짓밟힌 나라를,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일제의 총 앞에서 만세를 외치던 3·1운동으로부터 꼭 100년,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많은 역사 영화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말모이'가 그 시작인 영화로 좋은 이야기를 보여준 것 같아요.
지금은 사용하는 것이 당연해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많은 사람의 희생을 다룬 이야기를 보며 많은 생각과 감정이 영화를 보는 내내 휘몰아쳤습니다. 당연함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영화, 말모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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