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관련 포스팅을 하네요:-) 요즘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는 스캔들, 아베 내각의 벚꽃회 사유화 문제에 대해 정리해볼까 합니다.
1. 벚꽃회란 무엇인가?
우선 벚꽃회란 일본어로는 '桜を見る会'로,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벚꽃 보는 모임' 정도가 되는 일본의 국가 행사입니다. 국내 언론에선 '벚꽃회', '벚꽃 모임' 정도로 해석하더라구요. 저는 '벚꽃회'란 이름으로 포스팅하겠습니다:-)
'각계에서 공적, 공로를 세운 사람들을 모아 그 수고를 위로하기 위함'이 이 행사의 주목적이며, 주최는 내각총리대신이 맡으며, 비용은 세금에서 충당됩니다. 행사 장소는 일본의 국립 공원 중 하나이자, 도쿄 벚꽃 명소 중 하나인 신주쿠 교엔에서 열리고, 황족부터 일본 국내외의 각계 주요 인사가 다수 참석하는 중요한 국가 행사 중 하나입니다.
벚꽃회의 역사는 상당히 긴데요. 그 유래는 메이지 시대 때부터 일본 황실이 주최한 '観桜会(벚꽃 관상회)'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전쟁 전후로 중단된 벚꽃 관상회를 1952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가 국가 행사로 부활시켜 현재까지 이어온 것이 현재의 벚꽃회라고 합니다.
2. 아베 내각의 벚꽃회가 문제가 된 계기
11월 8일 열린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아베 내각의 벚꽃 스캔들이 시작됩니다. 이전에도 예산 과다 사용 등의 문제로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온 아베 내각의 벚꽃회이지만 예산 증가의 주요 원인이 '벚꽃회 참가 인원의 증가'에 있음을 꼽은 일본 공산당의 타무라 토모코 참의원 의원의 발언으로 "도대체 누가 벚꽃회에 참석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아베 내각은 "테러 방지 등으로 인해 예산이 늘어났다." 등의 어수룩한 핑계를 댔지만 의혹은 더욱 커지게 되죠.
3. 아베 내각의 벚꽃회가 문제가 된 이유
* POINT : 공금의 사유화 / 부적절한 인물 초대 / 초대 명부 파쇄
타무라 의원은 2019년 벚꽃회 참석 인원은 총 18,200명으로 2014년과 비교해도 5,000명이나 늘어난 숫자이며, 지출액은 5500만 엔이 넘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이 지출액은 애초에 벚꽃회 예산액인 1700만 엔을 3배가 넘는 금액이며, 대부분의 지출이 참석 인원 증가로 인한 식음료 준비, 초대장 발송 등에 소요된 점을 꼬집었습니다.
타무라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아베 총리와 자민당 고위 관계자들이 본인의 지역구 유권자와 후원회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 드러나며, 아베 내각의 공금 사적 전용이 문제가 되기 시작합니다. 거기다 '사인(私人)'인 아베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가 추천한 지인들이 벚꽃회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지며, 아베 총리 개인으로 칼날이 향하게 되죠.
그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의 큰 사회 문제 중 하나인 '한샤(反社)', 반사회적 세력의 벚꽃회 참가가 드러나 파장이 일게 되는데요. 야쿠자 계의 대표 조직인 '야마구치 구미(山口組)'의 전 소속원과 다단계 기업인 재팬라이프(ジャパンライフ)의 회장 등이 아베 내각 주최의 벚꽃회에 참석한 것입니다.
벚꽃회에 대한 추궁이 계속되고, 스캔들화 되자 "관여한 적 없다."던 아베 총리는 "추천한 적은 있다."며 말을 바꾸고, 참석 명부를 공개하란 요구엔 "명부는 파쇄해서 없다"라고 답하며 상황을 무마하려 하고 있습니다.
4. 벚꽃회 스캔들의 여파
FNN(후지테레비 뉴스 네트워크)가 12월 15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여, 43.2%를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차기 총리에 대한 조사에서도 아베 총리는 이례적으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에게 밀려 2위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위인 이시바 시게루와 표준 오차 내 차이라는 점에서 큰 변화라 보기엔 어려움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사회답게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예상으로도 이번 벚꽃회 스캔들이 아베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야당에서 끊임없이 추궁할 것이라고는 하나 아베 정권은 언제나처럼 북한 이슈로 무마하고, 도쿄 올림픽으로 시선을 돌리며 이번 스캔들을 덮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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