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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일본 황실 이야기 :: 2. 아키히토 천황과 새로운 천황, 나루히토 황태자 가족

by 쿠루비:-) 201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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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황'은 '일본에서 그 왕을 이르는 말'로 국어 사전에 정식 등재된 단순한 명칭입니다. '일왕'이라는 표현보다 정확한 명칭이라 판단되어 앞으로 작성될 관련 포스팅에서는 '천황/황실/황족' 등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겠습니다.

 

2. 그외 '내친왕/친왕' 등의 표현은 현지 일본 언론에서도 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공주/왕자' 등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에 이어 이번엔 현 천황인 아키히토와 곧 천황직에 오르게 될 나루히토에 대해 정리해 볼게요:-)

 현재의 황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현 아키히토 천황의 아버지인 쇼와(昭和)천황, 히로히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쇼와 천황은 아마 우리 역사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일본의 왕이 아닐까 싶네요. 재위 기간(1926년~1989년)만 봐도 예상이 가능하겠지만 일제가 20년대 후반부터 태평양 전쟁 종전까지 극악무도한 짓을 행하며 부르짖었던 그 '덴노헤이카'가 바로 쇼와 천황입니다.

 

미국 최고사령관 맥아더 장군과 히로히토(裕仁)

 우리에겐 태평양 전쟁 패전 선언과 관련한 논의 후, 찍은 이 사진으로 익숙한 인물이죠. 일본 국수주의의 상징이자 현재까지도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칭송을 받고 있는 인물이죠.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산다.'는 이야기를 인생으로 보여주며 쓸데없이 88세까지 장수하여 62년이라는 일본 역사상 가장 긴 시간동안 천황직에 재위했던 인물입니다. 타국에 대한 침범과 전쟁에 대해 본인이 천황으로서 직접 인가를 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의 무게가 더할 나위 없이 무거운데 운 좋게 전범 재판을 피한 히로히토 죽을 때까지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공분을 산 인물이기도 하죠. 

 

아키히토(明仁) 천황과 미치코(美智子) 황후

 아버지인 쇼와 천황의 사후, 1989년 1월 8일부터 현재까지 아키히토가 천황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의 부인인 미치코 황후는 일본 황실 최초의 평민 출신의 황족으로 엄청난 시집살이를 당한 것으로 유명하죠.(관련 이야기) 하지만 궁 외부에선 당시 황태자이었던 아키히토와의 테니스 로맨스 스토리와 단정한 외모로 일본 국민들로 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해요. 현재까지도 천황 부부는 금슬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많은 일본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죠.

 

아키히토 천황

 아키히토 천황의 경우 국내에선 '친한파'로 표현되기도 하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친한파보다는 '평화주의자'라 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제가 타국을 상대로 벌인 많은 과오를 인정하고 진정한 평화를 위해 일본이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한다는 원칙적 평화가 아키히토가 주장하는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일제의 구둣발에 가장 처참히 짓밟힌 것이 우리나라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입장에선 '친한파'로 보였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지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제대로 된 역사 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일본 천황으로썬 대담한 발언들도 많이 했었는데요.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자신과 황족이 백제인의 후손임을 인정한 발언이죠. 거기다 자신의 아버지가 인생에 있어 가장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치부해버렸던 패전 선언 방송을 종전 70년을 기념하여 2015년에 디지털 복원하여 공개하며,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죠.

 

 

 '전범'인 아버지와는 다르게 아키히토 천황은 '천황'이라는 위치에서 정치와의 적절한 거리는 두면서도 일본이 나아가야만 하는 '진정한 평화'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대담하게 해오는 모습으로 급격하게 우경화 되어가는 일본의 정치에 브레이크 역할을 그나마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일본에 큰 천재지변이 있을 때마다 거리감없이 국민에게 다가가 위로를 전하는 모습 등으로 일본 국민을 보듬으며 미래 세대에 군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신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천황이라 생각합니다.

왼쪽부터 마사코(雅子) 비, 나루히토(徳仁) 황태자, 아이코(愛子) 공주

 이제 5월이면 새로운 천황이 되는 나루히토 황태자의 가족입니다. 궁내청과의 마찰, 편파적인 언론으로 인해 아무 잘못없이 '밉상'으로 찍혔다 최근 이미지 반전을 이룬 가족이죠.

 

마사코 비

 우선 마사코 비의 경우, 결혼 전의 화려한 학력과 경력이 굉장히 유명하죠.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하고, 도쿄대를 다니다 외교관으로 활동한 그야말로 '엘리트 of 엘리트'인데요. 나루히토 황태자의 7년 간의 구애에 못이겨 결국 황실로 들어서게 되었어요. 늦은 임신과 대를 이어온 모진 시집살이, 궁 내외부에서의 비난으로 황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요양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최근 아키시노노미야 가문의 사건들로 인해 반사 효과로 긴 시간 조용히 모범적이고 반듯한 모습만을 보여준 황태자와 마사코 비에 대한 지지도가 오르는 반전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키히토의 젊은 시절 같지만) 나루히토 황태자

 이제 2019년 5월 1일부터 천황의 자리에 오를 나루히토 황태자는 얼굴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비슷한 면을 참 많이 보여주었는데요. 평화 헌법은 앞으로도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해오고 있고, 일본은 '제대로된 역사'와 마주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 거기다 일생을 황태자로 지내며 항상 바람직한 언행과 인성을 보여준 모범적인 황태자라 생각됩니다.

 

결혼 당시의 나루히토 황태자와 마사코 비

 하지만 나루히토는 마냥 조용히 받아들이기만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황태자 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사랑한 마사코와의 결혼이 아니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는 모습이나 아이코 공주와 마사코 비에 대한 말도 안되는 루머나 처우에 대해서는 직접 강한 어조로 해명과 경고를 하는 등의 모습을 통해 강단있는 면모와 자신의 가족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하는 책임감있는 면모도 자주 보여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나루히토 황태자의 인격부정발언 - 관련기사)

 

 해야할 말은 꼭 하고, '현실과 함께 하 황실'을 주장하는 나루히토가 앞으로 천황직에 오르면 일본 황실과 황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인 궁내청이 어떠한 변화를 맞게 될 지 기대됩니다. 

 

6개월만에 급격히 야윈 모습으로 등장해 논란이 되었던 아이코 공주

 마지막으로 황태자 부부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국내에서도 위 사진으로 국내에서도 꽤나 알려진 인물이죠. 황태자 부부가 난임으로 긴 세월 고생 후 태어난 딸로 태어날 때부터 공주의 모든 것이 화제가 되곤 했는데요. 그렇다보니 초등학생 시절부터 긴 시간동안 학우들의 따돌림과 괴롭힘이 있었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성 섭식 장애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해 중학생 시절엔 등교 거부를 한 시기까지 있었죠.

 

고등학교 입학 당시의 아이코 공주

 하지만 최근엔 다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학교 성적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금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고3인 공주의 현재 성적으론 도쿄대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만약 실제로 공주가 도쿄대에 입학하게 될 경우 국민들의 지지가 더욱 높아져 황실 내 공주의 입지 역시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바른 교육관을 가진 부모님 밑에서 관심과 사랑 속에 자라서인지 성품 또한 바른 아이코 공주이니 일본 국민들로 부터 더 큰 사랑을 받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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